빌라전세가격 [오마주] “우린 앞을 보고 살아야 해. 달팽이는 걸어온 길을 돌아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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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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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8-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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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입니다. 여름은 참 이상한 계절입니다. 찌는 듯한 더위가 미워서 여름이 빨리 가 버렸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갑자기 가을이 들이닥치는 건 무섭거든요. 쌀쌀한 날씨는 사람을 조급하게 만들잖아요. 연초 계획한 일들을 잘 해내고 있는지 점검하게 되고, 특별할 줄로만 알았던 올해도 결국 별반 다르지 않았음에 씁쓸해지기도 하고요.
우린 살면서 참 많이도 돌아봅니다. 회상은 대부분 ‘-걸’ 또는 ‘-까’로 끝납니다. 그때 더 잘할 걸, 다르게 살아볼 걸, 왜 하필 나일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후회와 미련이 클수록 지난 일에 매달리게 되죠. 애니메이션 영화 <달팽이의 회고록> 주인공 역시 그렇습니다.
영화는 호주를 배경으로 합니다. 젊은 여성 그레이스가 그의 반려동물인 달팽이 실비아에게 자신의 지난 날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돼요. 그레이스는 왜 달팽이를 반려동물로 삼았을까요? 이에 대한 답도 모두 그의 지난 삶에 담겨있답니다.
그레이스의 어린 시절은 무척이나 괴로웠습니다. 그레이스는 쌍둥이로, 오빠 길버트와 함께 태어났어요. 엄마가 쌍둥이에게 동생과 오빠라는 선물을 각각 안겨주고는 출산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레이스는 온갖 병치레를 합니다. 의사가 ‘쳐다만 봐도 깨지는 도자기 인형’ 같다고 표현할 정도였죠. 특히 입술갈림증은 수술 경과가 좋지 않았고, 또래 친구들로부터 갈라진 입술에 대한 조롱을 듣고 괴롭힘을 당합니다.
달팽이는 세상을 떠난 엄마가 좋아하던 것이었어요. 그레이스의 엄마는 연체동물학자였거든요. 엄마의 보석상자에는 각종 달팽이 모양의 수집품과 달팽이 반지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더는 곁에 없지만 엄마가 남긴 달팽이들과 함께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그레이스는 회상하죠. “난 불행한 편이었지만 잔이 반이나 찼다고 보는 긍정적인 사람이었어.”
하지만 운명은 남매에게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남매의 아빠는 음주운전자가 낸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곡예사 일을 그만뒀습니다. 남매가 뱃속에 있었을 때의 일인데요. 그 후 아빠는 서서히 알코올에 중독됐죠.
아빠는 수면 무호흡증까지 생깁니다. 남매가 손뼉을 쳐 아빠를 깨워야 했죠. 그럼에도 세 가족은 함께 뭉쳐 이겨냅니다. 놀이공원에 가서 같이 롤러코스터도 타고요. 100년 된 롤러코스터라 삐걱댔지만 아빠는 “(내가) 죽으면 유해를 롤러코스터를 타며 뿌려달라”고 할 정도로 만족스러워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하늘로 떠납니다. 남매가 아무리 손뼉을 쳐도 아빠는 더 이상 눈을 뜨지 않았죠. 장례식을 치를 돈도 없는 어린 남매는 정부의 도움을 받아 화장합니다. 남매는 종이상자에 담겨 도착한 아빠의 유골을 검정 젤리빈 통에 옮겨 담습니다.
아빠도 엄마처럼 달팽이를 남겼어요. 뜨개질을 좋아하던 아빠가 직접 달팽이 모자를 떠줬거든요. 곡예사를 할 때 쓰던 공으로 눈알 두 개도 달아줬습니다. 그레이스는 그 모자를 마치 몸의 일부인 양 매일 착용합니다.
남매는 각자 다른 곳으로 입양 갑니다. 그레이스는 캔버라의 자식이 없는 부부에게, 길버트는 퍼스 근처 과수원 가족에게로요. 그레이스의 양부모도 평범하지는 않았지만, 길버트의 처지는 더욱 쉽지 않습니다. 그 과수원은 다름 아닌 사이비 종교였거든요. 종교를 가장해 아이들의 노동을 착취하고, ‘동성애는 질병’이라며 가혹행위를 합니다. 남매는 편지를 주고 받으며 다시 마주할 날만 기다리지만, 어린 두 사람이 장거리를 오고 가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레이스에게 처음 친구가 되어주는 건 핑키입니다. 사고로 손가락 하나를 잃은 핑키는 일주일 만에 첫 남편을 잃었어요. 이어 황당한 사고로 두 번째 남편도 죽습니다. 커피와 생강주, 대마에 기대 살아가는 괴짜 할머니 핑키는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삶에 대한 대단한 긍정은 아니고요. 핑키의 비법은 어제가 아닌 내일을 생각하는 겁니다. 핑키는 말해요. “삶은 되돌아보는 게 아니란다, 그레이스. 앞이 더 중요한 법이야.”
그레이스는 핑키와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으로 슬픔과 상실감을 이겨냅니다. 그런데 삶은 그레이스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아요. 길버트와 관련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판도라의 상자를 연 뒤 남편과 헤어지고, 심지어 물건을 훔치다 붙잡힙니다. 운명이 사람이라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죠.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이어 아빠를 잃고, 하나뿐인 오빠와도 헤어진 그에게 계속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들이닥치니까요.
그레이스는 껍질 속에 숨는 달팽이처럼 집에 숨어버립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미친 듯이 달팽이 관련 물건들을 모으죠. 치유를 위해 겨울잠을 자는 달팽이처럼 일주일간 잠만 자며 나쁜 생각과 씨름하기도 하고요. 영화의 대부분은 이렇듯 그레이스의 연이은 불행에 관한 것인데요. 그러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져요.
그럼에도 이 영화를 ‘따뜻한 영화’라 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그레이스는 이겨내기 때문입니다. 핑키는 그레이스에게 이런 말을 남겨요. “이제 너도 그 껍질에서 나올 차례야. 모으는 건 그만두고 새롭게 시작하렴.” 엄마 아빠가 남긴 선물이자 강박적으로 수집했던 달팽이는, 한편으론 과거를 계속 붙잡고 살게 만드는 것이 되어버렸던 거죠. 달팽이에 대한 집착은 곧 자기 연민의 수단이자 표현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마냥 불행하다 느꼈던 그레이스의 삶 뒤에는 사실 선물 같은 사람들이 든든히 버텨주었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과 소소하지만 더없이 즐거운 순간들을 함께했고요. 어린 시절 입술 수술이 잘 안 됐던 거 기억하시죠? 그때 길버트가 수혈을 해주는데요. 사실 길버트는 수혈을 하면 본인이 죽는 건 줄 알고 있었어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동생을 살리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 오빠를 가진 그레이스의 삶이 제법 복되지 않나요.
이 영화는 완성까지 약 8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모든 캐릭터와 소품, 세트 등의 작업을 사람의 손으로 했어요. 컴퓨터그래픽(CG)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쓰지 않았다고 해요. 제작진이 점토를 빚어 7000여개의 오브제를 만들었고 13만5000여장의 사진을 이어 붙였다 합니다.
작품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라고 불리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탔습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도 올랐고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핑키가 남긴 말로 마무리를 대신합니다. 이번 주말은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보다 다가올 날에 대한 기대로 보내는 건 어떨까요. 왓챠에서 볼 수 있습니다. 러닝타임 95분.
“우린 앞을 보고 살아야 해. 달팽이는 걸어온 길을 결코 돌아가지 않아. 오직 앞으로만 가지. 이제 온 세상에 너만의 흔적을 남기렴. 꼭 기억해. 과거에 머물러 있지 마.”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 선생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특별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
경북 안동시는 다음달 5~31일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초대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나라 위한 얼과 글’ 특별전이 개최된다고 31일 밝혔다. 국무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최고 지도자 직책으로, 현재의 대통령에 해당한다.
석주 선생 국무령 취임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정신과 업적을 조명한다.
석주 선생은 1858년 경북 안동의 임청각(臨淸閣·보물 제182호)에서 태어났다. 고성 이씨 명문가의 종손으로 태어난 그는 경술국치 이후인 1911년 독립운동을 위해 임청각 등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가족 50여명 등과 함께 만주로 망명했다. 당시 선생의 나이는 53세였다.
이후 선생은 중국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내고,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항일 무장독립투쟁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를 몸소 실천했다.
전시에는 임청각의 역사와 함께 일제의 의해 훼손됐던 기록과 복원 사업 내용도 소개된다.
5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임청각은 현존하는 조선 시대 살림집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독립운동가 10명이 배출된 한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적인 건물이기도 하다. 동생 이상동과 이봉희, 아들 이준형, 손자 이병화 등 독립운동가들이 임청각에서 배출됐다.
1942년 2월 일제가 ‘불령선인’(불량한 조선인)의 집안이라고 폄훼하며, 99칸의 고택 중 행랑채·부속채 등 50여칸을 헐어버리고 중앙선 철도를 건설했다. 반 토막이 난 임청각은 철로와 약 7m 떨어져 있다.
전시에는 석주 선생의 정신이 담긴 시문, 서간 등 자료 90여점이 공개된다. 석주 선생의 문집인 ‘석주유고’에 담긴 근대사상과 애국애족 정신은 59건의 서예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와 안동시가 2023년 체결한 경제문화관광 교류 협력 업무협약(MOU)을 계기로 추진됐다. 경북도는 2019년부터 총 280억원을 들여 가옥 2동을 복원하고 철도 개설로 훼손된 임청각 주변 지형과 수목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오는 10월 완료된다.
안동시 관계자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과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는 광복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한 가운데 한국산 자동차 품목관세도 일본과 같이 기존 25%에서 15%로 내려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엑스에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대로 투자하기 위한 3500억달러(약 488조원)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며 수익의 90%는 미국민에게 간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일본도 같은 수익 비율을 내기로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실은 31일 미국과의 합의에서 3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자하기로 했으며 이 중 1500억달러(약 209조원)는 조선 협력용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은 또 향후 3년 반 동안 미국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다른 에너지 제품 1000억달러(약 139조원) 상당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하면 그때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는 15%로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 모두 25%였는데 이보다 1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현재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반도체와 의약품과 관련해선 “한국은 반도체와 의약품에 있어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나쁘게 대우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 알루미늄, 구리에 대한 관세의 경우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8월1일부터는 구리로 만든 반제품과 파생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관련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감리단장이 자살 시도 후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31일 교정 당국 등에 따르면 청주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최모씨(67)가 지난 22일 자살 시도를 했다.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발견된 최씨는 교도소 자체 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중 이날 오전 숨졌다.
당시 최씨는 같은 방을 쓰던 수용자에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유서도 발견됐다. 최씨는손바닥 정도 크기의 메모지에 남긴 1~2줄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죄책감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이전에도 그는 자살시도를 해 달리 교도소 측의 특별 관리를 받아왔다. 다만, 우울증 관련 치료와 약물복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씨는 오송 참사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강 임시제방 공사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감리단장으로 지난 3월 27일 대법원에서 징역 4년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그는 시공사가 기존 제방을 불법 철거하고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쌓아 올린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 및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지난해 4월 1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사죄드린다. 현장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과실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회개하고 반성하면서 사죄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최씨는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사고 당일 관계 당국에 전화해 도로 통제, 주민 대피 등을 여러 차례 요청했고, 과실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지난 2023년 7월15일 오전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400m 정도 떨어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교정당국은 A씨에 대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교도소 측이 재소자 관리를 해태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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